2018년, 나는 믿기 어려운 숫자와 마주했다. 33,000:4. 에어아시아의 ‘Go 100 ASIA’ 캠페인 광고모델을 선발하는 오디션에서 내가 선택되었다는 사실은, 인간의 힘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.

그 순간, 나는 이 기회가 하나님께서 열어주신 문임을 직감할 수밖에 없었다.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었다.

“왜 나에게 이 길을 허락하셨을까?”

그 당시에는 몰랐다. 그러나 뒤돌아보면, 이 여행이 단순한 외국 체험이 아니라 더 큰 목적을 향한 여정의 일부같다는 생각했다. 그것은 바로, 통일을 향한 사명이었다.

어느 날, 고속도로를 지나가다가 표지판을 봤다.

아시안하이웨이 (Asian Highway)

[아시안 하이웨이가 뭐지?]

총 연장 14만 km, 32개국 이상이 참여하고 있으며, “도로 위의 실크로드”라 불릴 만큼 전략적 가치가 높다. 아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육상 네트워크, 아시안 하이웨이(Asian Highway)는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(UN ESCAP)가 추진해 온 이 프로젝트이며, 한반도에서 출발해 북한을 거쳐 중앙아시아와 유럽까지 연결되는 꿈의 도로망이다.

[대한민국을 지나는 두 갈래의 길]

특히 우리나라는 AH1번과 AH6번, 두 개의 핵심 노선에 위치해 있다.

AH1번 노선: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과 북한(개성·평양·신의주)을 지나 중국, 동남아시아, 인도, 이란, 터키를 거쳐 유럽까지 연결되는 유라시아 횡단 루트다.
AH6번 노선: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해 중국 하얼빈, 단둥을 지나 북한 신의주와 평양, 서울, 그리고 부산으로 이어진다. 동북아시아 물류와 북방경제의 축이다.

하지만 이 두 노선은 아직 분단의 장벽 앞에서 미완의 상태로 머물러 있다.

그럼에도 나는 이 길 위에서,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통일 이후의 경로를 희미하게나마 그려볼 수 있었다.

[아시안 하이웨이에서 만난 미얀마]

‘Go 100 ASIA’ 캠페인을 통해 나는 아시안 하이웨이 노선 중 한 곳인 미얀마를 여행하게 되었다.

양곤의 도시 풍경부터 만달레이의 유적지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삶의 방식과 사람들의 얼굴은, 언젠가 북한을 지나 유라시아를 횡단할 날을 상상하게 했다.

다음 기고에서는, 내가 아시안 하이웨이의 길 위에서 만난 미얀마의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한다.

지금은 육로로는 닫혀 있는 길이지만, 언젠가 열릴 길을 기대하며 그 첫 페이지를 연다.

에디터 - 주성은 (여행 크리에이터 / 썽으니 랜선여행 유튜브)